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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스하이와 공부

러너스 하이란

고등학생 시절 체육 시간에 Second wind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힘든 운동이라도 일정 시간 이상 계속하면 몸이 오히려 편안한 상태에 들어가는 순간이 있다.

심리학자 **아놀드 J. 멘델(Arnold J. Mandell)**은 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약 30분 정도 계속 달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다리와 팔이 가벼워지며 리듬이 생긴다. 피로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힘이 나오기 시작하는 ‘야릇한 시간’이 온다. 주변은 밝고 색깔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몸은 세상과 분리되어 떠다니는 느낌이 든다. 만족감이 몸속 깊은 곳에서 밀려온다.”

이 상태를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달리기만이 아니라

  • 농구
  • 자전거
  • 축구

같은 여러 운동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러너스 하이를 느끼는 조건

내 나름대로 정리해보면 두 가지 조건이 있다.

  • 일정 시간 지속되는 리듬감 있는 운동
  • 환경적 자극

운동을 오래 해도 눈, 코, 귀 같은 감각을 완전히 차단하면 러너스 하이를 느끼기 어렵다고 한다.


나의 경험

요즘 나는 이런 느낌을 자주 경험한다.

아침마다 왕복 약 20km를 자전거로 달려 영어학원에 다녀온다.

그때 느껴지는 감각은

  •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 세상과 분리되는 느낌
  • 기분이 좋아지는 상태

이다.

그리고 연구실에 도착하면 점심시간에 어쩔 수 없이 잠이 쏟아진다.

이 상황에서

  • 리듬감 있는 운동 → 페달을 계속 밟는 것
  • 환경적 자극 → 뒤에서 오는 차, 길의 턱, 자갈, 사람들

같은 것들이 된다.

가끔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도 하나의 자극이 된다.

길이 위험하긴 하지만 심심하지는 않다.


공부에도 러너스 하이가 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지속력이 공부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느끼겠지만

  • 10~20분 공부하고 쉬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 그렇다고 30분 이상 해도 내용이 너무 어려우면 리듬이 깨진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공부도 일정 시간 이상 하면 집중 상태가 유지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지만 어떤 면에서는 공부의 러너스 하이 같은 느낌이 있다.


공부 리듬을 깨는 요인

내 경험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주변 사람들의 호출

    • 친구의 담배 제안
    • 윗사람의 호출
    • 전화
  • 잦은 휴식

    • 화장실
    • 담배
  • 거슬리는 소음

    • 간헐적으로 들리는 소리
  • 너무 어려운 내용

  • 인터넷 포털 사이트

  • 블로그 꾸미기

  • 싸이월드 꾸미기

  • 블로그 글 쓰기


인터넷이라는 함정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것을 찾기 위해 검색을 한다.

하지만 문제는

검색을 하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인터넷의 바다를 떠돌며 공부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러너스 하이를 느끼고 있다.

또 블로그 글을 쓰거나 프레임을 새로 만들다 보면

거기에 엄청난 시간을 쓰게 된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내 생각에는 이유가 세 가지다.

  1. 지금 하는 공부보다 쉽다

  2. 아이템이 끝없이 이어진다

    • 새로운 글
    • 새로운 주제
    • 새로운 플러그인
  3. 자극적이다

예를 들어 포털 첫 화면에는

  • SF 같은 자동차
  • 야간 여행 명소
  • 애완용품 DIY

같은 것들이 올라온다.

내가 가지도 않을 여행지, 이미 본 자동차인데도 자꾸 눈이 간다.

또 내가 구독하는 블로거들의 블로그는 왜 그렇게 예쁘고 글도 잘 쓰는지.


지금도 사실 해야 할 일을 미뤄두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아마 먼저 고쳐야 할 것은

이 몹쓸 버릇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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