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글들을 모아 둔 곳입니다. 지금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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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하지만 Jekyll로 교체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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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다이어리를 사서 스티커로 예쁘게 꾸미곤 했다. 그럴 때마다 그 다이어리는 이미 본래의 쓰임을 다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많은 손이 갔지만 정작 대부분의 페이지는 비어 있었다. 기록을 위한 물건이 아니라 손으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었던 셈이다.

지금의 이 공간도 비슷하다.

이 옷 저 옷 갈아입으며 처음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변해 왔지만 십 년 넘게 꾸밈의 대상이었던 아끼는 장난감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새 플랫폼으로 거의 갈아입은 지금, 왜 그렇게 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 정리해 보려고 한다.


나날이 성장하는 WordPress, 그대로인 siku.name

1999년 문화사업에 종사하는 선배를 통해 HTML을 처음 접했다.

그 해 동아리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2007년에는 연구실 홈페이지를 제작했다.

역량 부족으로 포기한 부분도 많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요구사항 때문에 불만도 많았다.

그 이후 블로그를 알게 되었고 나만을 위한 웹사이트를 만드는 일에 몰입하게 되었다.

아마 그래서 십 년이 넘도록 글은 별로 없고 이것저것 만져 보기만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여러 플랫폼을 건드려 보다가 결국 마음에 들어 오래 사용한 것은 WordPress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 별로 쓰지도 않는 블로그에 호스팅 비용을 계속 낼 필요가 있을까
  • 글도 거의 쓰지 않고 공유도 하지 않는데 가입형 서비스에 올릴 이유가 있을까

그리고 WordPress에 들어갈 때마다 업데이트 버튼을 누르면 새로운 기능들이 늘어나고 기존 플러그인과 호환이 깨지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사이트는 그대로인데 계속 관리해야 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것이 불편했고 점점 불안해졌다.

그래서 더 가벼운 플랫폼을 찾게 되었고 결국 Jekyll + GitHub Pages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간단하지만 복잡한 Jekyll + GitHub Pages

로컬 환경에서 Git을 설치하는 것부터 시행착오가 많았다.

Ruby gem 관련 에러 메시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을 잡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집에서 데스크탑을 만질 시간도 많지 않았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고민도 들었다.

그러다 webjeda 사이트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GitHub에서 괜찮은 템플릿을 찾아 fork해서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모든 템플릿이 잘 작동하는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Lanyon 테마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CSS를 잘못 건드리면 복구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고 그래서 결국 로컬 작업은 포기했다.

대신 GitHub 웹 인터페이스에서 작업했다.

온라인 편집은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빌드와 업데이트 사이에 약간의 시간차가 있어 즉각적인 수정 확인이 어렵다는 점은 아쉬웠다.


처음의 꾸밈 방향과 예상치 못한 문제들

처음에는 주간 / 야간 모드 전환과 함께

  • 배경색
  • 글자색
  • 아이콘 기반 세로 메뉴

같은 기능을 구현하려고 했다.

그러나 JavaScript나 jQuery에 대한 기초가 부족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너무 많았다.

결국 깔끔하게 포기했다.

그리고 별 생각 없이 선택한 템플릿에 집착하다 보니 더 적합한 템플릿으로 옮기지도 못하고 있었다.

토글 메뉴가 있는 템플릿을 포크해도 왜인지 스타일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지금의 상단/하단 메뉴 구조의 테마로 바꾸게 되었다.

아이콘도 포기했다.

SVG를 편집하느라 시간을 많이 쓰긴 했지만 그래도 SVG가 무엇인지 알게 된 것만으로도 수확이었다.


어렵게 찾은 쉬운 방법들

처음에 구현하려던 핵심 기능은 다음과 같았다.

  • 메뉴 토글
  • 태그 모음
  • 글 목록
  • 일반 페이지
  • 마이크로 블로그
  • 댓글 모음

메뉴 토글은 결국 포기했다.

태그 모음은 놀부 블로그와 한량넷을 참고하다가 스크립트를 사용하지 않는 간단한 방법을 찾았다.

글 목록은 한량넷을 참고해 월별 아카이브 형태로 만들었다.

실수로 가운데 정렬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대로 두었다.

마이크로 블로그는 특정 태그를 가진 글의 본문만 모아서 출력하는 방식으로 구현했다.

언젠가는 페이지 기능을 활용해 다시 정리할 생각이다.

댓글은 Disqus HTML 코드를 그대로 삽입하는 방식으로 적용했다.

RSS는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해서 FeedBurner에 연결했다.

링크 모음 페이지도 만들었다.


예상보다 어려웠던 부분

가장 시간을 많이 쓴 부분은 WordPress 댓글 마이그레이션이었다.

WordPress에서 댓글을 추출해 Disqus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계속 오류가 발생했다.

며칠 동안 여러 방법을 시도하다가 에러 메시지를 자세히 보고서야 문제를 이해했다.

WordPress 추출 파일에서 일반 포스트 데이터를 제거하고 댓글 데이터만 남기자 바로 마이그레이션이 성공했다.

검색 기능은 처음에는 Jekyll 기반 검색 스크립트를 사용했지만

복잡한 구성 요소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Google Custom Search로 변경했다.

다만 기존 색인이 남아 있어서 새 콘텐츠를 반영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리고 연관 포스트 출력도 좀 더 제대로 구현하고 싶다.


근본적인 고민

이제 문제는 이것이다.

무엇을 쓸 것인가.

꾸미는 일은 이제 그만하고 글을 써야 한다.

십 년 전 글들을 보면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부분도 많다.

비공개로 할까 고민했지만 사람이 변해가는 모습도 기록의 일부라고 생각해 그대로 두었다.

(그래도 몇몇 글은 창피해서 숨겼다.)


다시 새로운 기대

앞으로 글을 쓸 때는

  • 구조적으로
  • 앞뒤를 오가지 않는 흐름으로
  • 가능한 한 간결하게

쓰고 싶다.

문체도 가능하면 문어체로 쓰되 글로 쓰기에 어색한 말투는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쉽지 않을 것 같다.

블로그 팁 같은 글은 쓰지 않을 생각이다.

대신 언젠가 떠오르는 작은 실험 아이디어들이 이곳에 조금씩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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