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gamont Hans-on 구매
아들이 키가 부쩍 크면서 기존에 타던 키즈용 유사 MTB가 작아졌다. 게다가 그 자전거는 쇼바(서스펜션) 때문에 페달링 효율이 떨어져서 속도가 잘 안 났다. 아들이 체격에 비해 힘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라 철제 프레임의 무게를 부담스러워했고, 특히 나랑 같이 라이딩을 할 때 가속을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였다.
통학용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제는 기동성이 좋고 프레임이 크면서도 일정 속도를 가볍게 유지할 수 있는 자전거가 필요했다. 구동계가 탄탄하고, 페달링 힘을 잡아먹는 쇼바가 없으면서도 단단한 주행감을 주는 녀석을 찾기 시작했다.
끝까지 고민했던 세 가지 후보
1. FK Cycle Mini Velo (2단 자동 변속)

약 350유로라는 저렴한 가격에 RPM에 따라 변속되는 2단 자동 변속기가 매력적이었다. 희귀성도 있고 다 좋은데, 독일의 엄격한 도로교통법(StVZO) 규정에 맞게 전조등과 후미등을 따로 다는 게 너무 귀찮았다. 경험상 건전지 방식은 야간 운행 시 일일이 켜고 끄는 게 번거롭고, 그렇다고 허브 다이나모로 교체하자니 바퀴 전체를 갈아야 해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자가발전 방식인 Reelight 같은 마그네틱 전등도 알아봤지만, 제대로 된 건 200유로 가까이하고 싼 모델은 독일 규정을 통과하지 못했다. 독일은 경찰이 브레이크 없는 픽시나 등화장치 없는 클래식 자전거를 꽤 자주 단속하기 때문에 이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었다.

2. 다혼 보드워크(D7)
750유로대의 가격에 크로몰리 프레임, 예쁜 디자인까지. 과거에 타본 경험상 장거리 주행도 문제없다는 걸 알아서 끝까지 고민했다. 하지만 이 녀석도 결국 바구니나 거치대, 전조등, 후미등을 따로 사서 달아야 하는 추가 지출과 수고가 필요하다.
3. Bergamont Hans-On (최종 선택)

정가는 1,200유로대인 모델인데, 최근 fahrrad.de에서 700유로에 올라왔다. 여기에 10% 추가 세일까지 먹이니 6500유로 이하로 떨어졌다.
Bergamont Hans-On를 구매한 이유?
- 희소성 있는 비접이식 미니벨로: 요즘 독일에서 접이식이 아닌 탄탄한 미니벨로 모델은 정말 찾기 힘들다.
- 원사이즈: 사이즈 고민할 필요 없이 아들이 커서도 계속 탈 수 있다.
- 스펙: 앞뒤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가 달려 있다. 독일 학생들 자전거 보면 대부분 케이블 방식인데, 유압식은 확실히 급이 다르다. 드레일러도 꽤 좋다.
- 완성된 패키지: 허브 다이나모 기반의 전조등과 후미등이 기본이다. 게다가 앞뒤에 튼튼한 거치대가 기본 장착되어 있다. 아들은 무조건 바구니에 가방을 넣고 싶어 하는데, 이건 따로 사야하는 수고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름에 대한 생각
브랜드 이름인 Bergamont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좀 웃기다. 독일어로 산을 뜻하는 ‘Berg’와 프랑스어로 산을 뜻하는 ‘Mont’가 합쳐진 느낌이랄까? 한국의 ‘산’과 일본의 ‘야마’를 합쳐서 ‘산야마’나 ‘야마산’이라고 부르는 묘한 중복의 맛이 느껴진다.
약간의 아쉬움과 기대
디자인 면에서는 살짝 아쉬운 점도 있다. 프레임이 매끈한 원통형이 아니라 네모진 형태라 미니벨로 특유의 우아하고 클래식한 맛보다는 MTB 같은 투박함이 느껴진다. 그래도 디자인은 멋있다. 하지만 성능과 구성, 그리고 가격이 모두 마음에 든다.
이제 다음 주면 자전거가 도착한다. 아들과의 라이딩이 꽤 기다려진다.